하루는 긴데 한달은 빠르고 일년은 지나고 나면 기억에 남는 장면이 몇없다.
시간이 소중한걸 머리로는 알지만 여전히 내것으로 관리할줄 모르고 흘려보내고 있는 것같아 항상 아쉽다.
매일을 정리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고자 짧게나마 기록 한다.
3월 2일
3월 첫 월요일, 아침부터 본관 정문에서 방문자 조사와 열체크를 했다. 그늘막 안에 있었더니 너무 추웠다. 그늘막을 치워버리면 안되나? 온도계도 추워서 잘 작동이 안되고, 의자 옆에 가져다 놓은 라디에이터는 칼바람에 무용지물이다. 열두시에 교대하는데 십분 일찍 와주셔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 먹은 후 우체국에 들렀다가 이디야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계란 두 판을 도매점에서 사왔다. 현금밖에 안받음. 오후 내내 쌓인 일을 처리하느라 너무 바빠서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저녁시간이 됐다. 너무 앉아만 있었더니 소화가 안돼서 저녁 식사후 한바퀴 돌았다.
오늘은 3.3 화요일
삼겹살 데이다. 오랜만에 먹는 삼겹살은 꿀맛이다. 오겹살은 두께가 두꺼워 구워서 먹기에 삼겹살이 적당한 듯하다. 아침은 계란 한 개와 커피 한 잔. 오늘 점심은 잡채밥이 나왔다. 잡채를 오랜만에 보니 욕심이 나서 잔뜩 퍼서 먹었더니 속이 불편했다. 적당히 좀 먹자. 식사 후 아이스 라떼도 한 잔 했다. 날씨가 다시 추워진 거 같다. 바람이 찼다. 요즘 일이 많다. 마스크도 오래 끼고 있으니 답답하다. 얼른 사태가 진정되었으면 좋겠다. 집에 오니 물먹은 솜이다. 바빠서 자리에 너무 오래 앉아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바른 자세로 앉아있고 한 시간마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자.
3.4 수요일
3월인데도 창밖으로 진눈깨비가 강풍에 흩날렸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일하고 집에 와 저녁을 먹고 쉬니 또 하루가 거의 지났다. 요즘은 진료소 방문자가 좀 줄어든거 같아 다행스럽다. 그에 맞춰 운영시간도 줄여서 나도 주말 야간근무가 한 번 사라졌다. 처음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퇴근했다. 오늘 거의 걷지도 않았는데 내려서 조금이라도 걸으니 다행이었다. 지나는 길에 마스크 때문인지 사람들이 한 약국 앞에 끝도 없이 줄을 선 모습을 봤다. 다이소에도 들렀는데 직원이 마스크 관련 전화를 계속 받고 있었다. 얼른 해결되어야 할텐데.. 집에 와서는 면역력에 비타민이 좋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 저녁에 비타민도 하나 사고 신발, 핸드폰 케이스, 베개도 샀다. 궁금했던 비빔면 핑크크림맛이 배송돼서 바로 끓여 먹었는데 내 입에 너무 매워서 아쉬웠다. 그러고보니 점심도 우동이었는데 종일 면만 먹었구나.. 면은 왜 질리지가 않을까? 저녁도 먹고 재미있는 프로를 보며 쉬니 더할나위없다.
3.5 목요일
벌써 목요일이구나. 햇볕은 따뜻한데 공기는 차가웠던 날이다. 지금은 집에 오자마자 비빔면 하나 먹고 (참기름 넣어 먹으니 더 낫다.) 우유에 콘푸로스트까지 말아 먹었다.. 감기가 오려는지 목이 아파 오면서 약국에 들러서 약을 사왔다. 아무래도 월요일에 추운데 밖에 오래 서있어서 그런것같다. 오늘 낮은 일한다고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목요일은 미스터트롯 하는 날이구나. 미스터트롯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자. 점심에는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먹고싶었던 맛이 아니라 아쉬웠다. 당면도 좀 넣고 묵은지에 두꺼운 돼지고기까지 먹을줄 알았더니..
3.6 금요일
아파서 연가냈는데 한게 없어 후회되는 하루. 주민센터에 가서 폐기물 봉투 물어봤는데 없다해서 그냥 오고, 신한은행도 가서 보안카드 분실신고하고 otp로 바꿨어야되는데 갔다가 엉뚱한 얘기만 하다 오고.. 먹고 잔거 말고는 한게 없구나. 답답하다. 매일 아침에 그날 할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오늘 온 택배 다섯 개 다 뜯어서 지금은 마약베개 세탁하는 중. 이불세트 오면 코인빨래방에 가서 싹 빨아서 깨끗하게 써야겠다. 방이라도 한번 더 닦고 자자..근데 계속 목이 아프다. 약 2번 먹을거 남았는데 왼쪽 목구멍이 따끔따끔 다행히 콧물은 안나서 인후통 약만 먹고 있다. 비타민 열심히 먹고 잘먹고 잘자자.
3.7 토요일
비빔면 실컷 먹고, 저녁은 소불고기볶음밥에 미역국까지 한냄비 먹고 기분 좋아서 케익까지 먹었다. 실컷 자고 먹고 놀고 티비 보고하니 시간이 어떻게 간지 모르겠다. 좋아 좋아. 컨디션도 좋아지고 감기도 다 나은거 같다. 앞으로 집밥을 잘해먹어야 겠다. 직접 국을 해먹으니 밥맛이 참 좋다. 먹고 환기를 잘해야 된다. 집도 깨끗하게 하고 있는게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 같다. 한 주동안 쇼핑을 실컷 했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절약모드다!
3.8 일요일
한 게 없어서 쓸 말이 없다. 좀더 계획적으로 살 수 없을까. 카페에 갈까 고민만 하다 못갔다. 내일 날씨를 보고 이제 봄잠바를 입어야겠다. 봐서 새신발도 신고. 그나마 인후통이 사라진게 다행이다. 뭔가 집중해서 할 일을 생각해보자. 역시 미역국에 직접 밥을 해먹으니 만족도가 높다. 비타민 씨도 잊지말고 섭취하자. 하루를 소중히 여길줄 알아야는데 누워서 뒹굴거리기만 하구.. 다음주는 좀더 생산적으로 보내자..
3.9 월요일
따스한 햇살에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던 완연한 봄날, 정신없이 바쁜 하루였다. 몇 걸음 안걷고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니 하루 종일 만보도 안 걷는데 배는 항상 고프고 먹기도 잘먹는다. 자려고 보니 아직도 배가 볼록.. 집에서 홈트레이닝이라도 찾아봐야겠다. 토익 800점 이상 받아야하는데 영어가 가물가물하다. 오늘부터 영어공부 어플로 하루에 5분씩 영어 한 문장이라도 봐야겠다. 주말에 확진자가 나와서 그런지 아침부터 선별진료소에 방문자가 많았다. 언제쯤 확연히 줄어드려나.. 내일부터는 예방 차원에서 점심식사시간에 앞자리를 비우도록 공지가 내려왔다. 식사시간에 대화 금지!
3.10 화요일
I worked flat out today! 오늘은 뉴스를 보니 콜센터 사무실에서 코로나가 집단 확진돼 난리였다. 창밖을 보니 선별진료소도 줄이 길다. 언제쯤 안정이 되려나.. 오늘부터 점심을 일렬로 앉아서 먹는다. 근데 옆 사람하고 얘기하면서 먹으면 무슨 소용이지? 먹고 살아야하니 매일 출퇴근은 하는데 기분은 영 불편하다. 어째저째 이틀이 또 정신없이 가고 챙길건 왜이리 많은지 머리가 지끈거린다. 메르스때는 마스크는 생각도 못하고 인터넷으로 손소독제 두 개 샀던것만 기억나는데.. 그것도 거의 안쓰고 몇 년을 가지고 있다가 여기로 이사오면서 올해 버렸지...아마 유통기한도 훌쩍지났었을 듯. 스트레스 받는다며 이 밤에 또 라면을 끓이고 있다. 늦게 자야지..
3.11 수요일
콜센터, 피씨방 등 집단감염으로 뉴스가 떠들썩했던 오늘.. 열두시부터 세시까지 발열체크 지원을 나갔다. 십여분만에 후다닥 점심을 먹고 교대를 해드렸다. 강풍이 불어 배너도 날아가고 추웠던 날씨에도 다들 고생이 많았다. 말 안 통하는 외국인이 근처까지 와서 검사받으러 왔다고 했을땐 식겁.. 그분들 택시에 가방도 놓고 내리셔서 택시아저씨가 나중에 또 갖다주시고.. 몇몇 에피소드들이 지나가고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가 갔다. 퇴근길에는 약국마다 마스크 줄이 또 왜이리긴지.. 진짜 이게 무슨일인지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1월에 서울에 올라왔을땐 상상도 못했던 일들의 연속.. 버거킹에 들러 2,900원 세트메뉴를 포장하고 안경점에 들러 렌즈를 예약 구매해놓고 집에 왔다. 배불리 저녁을 먹고는 어제 배달된 이불을 들고 근처 코인빨래방으로 가서 세탁 및 건조를 하니 9,000원에 뽀송뽀송한 잠자리가 생겼다. 오늘은 향기나고 보송한 이불덕에 포근한 잠자리가 될 것같다. 힘든 요즘이지만 작은 것에 감사함을 가지고 차분히 지내자.
3.12 목요일
유독 빠르게 지나가는 한 주다. 이번주에 처음 신기 시작한 새신발이 딱딱해서 불편하더니 어제부터 조금씩 길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영 불편한게 잘못 산거 같다. 오랜만에 구두를 사서 신었더니 적응이 안되는건지 뒤꿈치가 계속 아프다. 오늘 아침에는 10도가 넘는 낮 기온을 확인하고 봄코트를 입고 출근했다. 따뜻한 봄은 다가오는데 세계적으로 WHO의 코로나 펜데믹 발표에 세계 경제가 더욱 움츠러드는 나날이다. 이럴땐 먹는 거라도 잘 먹고 잘자야 하는데..
3.14 토요일
어제는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눈뜨니 새벽 두시 ㅠ.. 요즘은 좀 지친다. 먹고 싶은거 다 사먹고 해먹고.. 편한 잠자리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는게 초조하다. 지나간 것은 그대로 추억이 되고 가끔 뇌리를 스치는 옛 생각에 잠길때도 있는데 .. 추억이라는 형태의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다보면 괜히 서글퍼진다. 사는게 다 그런건가.. 좀더 생산적으로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내는게 아쉽다.
3.15 일요일
오늘은 하루종일 잠만 잤다. 당충전 하겠다고 저녁에 빽다방에서 바닐라라떼를 사왔는데 생각보다 맛이 밍밍해서 후회했다. 다음엔 사먹지 않으리.. 저녁은 미역국과 상추! 만들어먹는 국 중에 미역국이 제일 맛있다. 자고 먹고 눕고 하다보니 또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고 잘 시간이다. 내일이 오는게 싫다. 하고싶은게 많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야 후회가 적을까.. 매일이 후회되는 요즘이다.
3,16 월요일
만두를 사지 말자! 만두를 사지 말자! 먹고 나면 더부룩하고 속이 안좋데 왜 그걸 자꾸 집어오는건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만두를 사지 말자. 그리고 미련하게 많이 먹지 말자. 적당히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자. 또 과식하고 속이 불편해 외치는 말. 답답하다 증말. 그래도 요즘은 라면 냄새가 맡기 싫다. 그런데 비빔면은 또 좋아하니.. 맛도 있고 해먹기에 간편하니 계속 찾게된다. 언젠가 비빔면도 질려서 안쳐다보게 되려나. 이왕이면 소식을 하고 집에서 밥을 해먹자. 오늘부터 하루 15분씩 홈트레이닝 하는 날. 꾸준히 하길.
3.17 화요일
바람은 차갑게 불어도 낮기온은 10도이상 올라가고 햇볕은 좋았던 날. 저번주에 b형간염 2차 예방접종을 했어야 했는데 놓쳐서 오늘 생각난 김에 얼른 가서 맞았다. 이제 5개월 뒤에 한 번 더 맞으면 끝. 저녁에는 오랜만에 파스타를 종류별로 먹었다. 오일, 로제, 토마토파스타. 토마토파스타가 젤 맛있었던 듯, 치즈가 통으로 올라간 피자도 먹고 평온한 하루에 감사하며 배 두드리며 걸어온 저녁. 집에와서 씻고 머리말리고 스트레칭하고 일기 쓰니 한시간반이 뚝딱 갔네.. 잘 시간이구나 흑 하루가 가는게 아쉬워라.
3.18 수요일
왜 이렇게 졸려. 낮에는 최고 18도까지 올라갔던 날씨 좋은 하루 이렇게 날이 좋은 날에는 아무 생각없이 바람을 가르며 하염없이 걷고 싶다. 등뒤로는 햇살이 따사롭고 앞으로는 살랑살랑 봄바람이 뺨을 기분좋게 스친다. 점심식사 후 잠깐 산책을 마치고, 낮에는 격려차원에서 피자를 먹었다. 두조각 먹고 콜라까지 마시니 속이 좋지 않았다. 뉴스에는 17살 아이가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 양성이 나왔단다. 젊은 사람한텐 위험하지 않다더니 무서운 뉴스였다. 자세히 밝혀져야겠지만.. 요즘같은 뒤숭숭한때에 매일 출근해야하니.. 의욕이 없다.
3.19 목요일
강풍이 불어서 선별진료소도 쉬던 날. 어제 푹 자서인지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다. 오늘은 코스피가 1400대까지 떨어져서 11년?전 지수랑 똑같아졌단다. 이게 무슨 일인지... 넘 무섭다. (이때 나도 전재산 털어서 샀어야 되는데 구경만 하고 있었구나-_-)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순식간에 역병이 돌고 경제위기가 오고.. 이럴 수 있는건가.. 세상이 혼란하다. 그래도 오늘 우리집 소송 승소한 기쁜 날이다. 아침에 연락을 받고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아버지가 마음 고생하신게 풀려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는 당연한 진리가 지켜지는 세상이 되길.. 그리고 얼른 코로나가 잡혀서 세상에 평온함이 찾아오길..
3.20 금요일
수요일에 맞았던 예방접종으로 생긴 근육통도 사라지고 저녁도 배부르게 먹고 배두드리며 저녁 휴식. 오늘은 봄을 나누어준다는 춘분. 볕이 잘드는 곳은 벌써 목련이 꽃망울을 맺었다. 봄이 오는구나. 봄이 와. 따뜻한 날씨만큼 싱숭생숭해지는 마음이다. 뭔가 더 보람차고 의미있게 살고 싶은데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아까운 시간은 흐르고.. 요즘은 살아있는게 기적처럼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것만해도. 그렇게 살아냈다는 것만 해도 사실 대단할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3.21 토요일
얇은 자켓도 덥게 느껴지는 완연한 봄날. 오늘은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 아침부터 분주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거 같다. 마스크를 단단히 여미고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해가며 도착했다. 부조를 하며 보니 식사를 하지 않고 인사만 하고 가는 사람한텐 와인을 한 병씩 나눠줬다. 와인 가격만 해도 4만원이라고 하는거 같았다. 식대는 49,000원? 우리는 점심 식사를 하러 뷔페에 갔는데 위생장갑을 끼고 집게를 집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평소 방문하던 예식장 분위기를 생각하면 식당이 정말 한산했다. 중국 음식이 정말 중국식이어서 괜히 가져왔다 못먹었다. 중국 향신료에 적응이 안돼.. 배가 빨리 불러서 금방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를 하면서 결혼식장을 볼 수 있도록 식당 내에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식사를 마칠즈음 신랑신부도 퇴장을 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스 카푸치노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마시면서 오니 햇살이 따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3.22 일요일
코로나로 전세계가 패닉 상태가 되는거 같다. 미국, 유럽, 호주 등지의 사재기 현상으로 마트에 진열된 물건이 없을 정도라고 하고 이탈리아는 2분에 한명꼴로 사망자가 나온다는 기사까지..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발생한 재난 수준이라는 기사를 읽으면서도 안 믿기고 얼떨떨하다. 마스크를 찜통에 쪄서 3번 더 쓸 수 있다는 기사도 있고.. 언제쯤 백신이 개발돼서 안정이 찾아오려나..?? 백신이나 획기적인 치료제가 나오면 그 회사는 돈벼락을 맞겠지? 신종플루때 미국에 길리어드사가 타미플루를 만들어서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하던데.. 명확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로는 아직 더 큰 파동이 남아 있을 거 같아 불안하다. 그래도 봄날의 따뜻함은 오늘도 계속되더라. 더 더워지면 불편해서 마스크도 못 쓸거 같다. 넘 답답해. 저녁으로 짜파구리를 해먹었는데 특별히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약간 매콤한 짜파게티?.. 다시 먹지 않으리..
3.23 월요일
길가의 목련은 하얀 꽃망울을 내밀고 노오란 개나리며 붉은 산수유까지 곳곳에 자리 잡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산들산들 고갯짓을 하는 나날이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 출근을 하니 직원 분이 토요일에 자녀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시고 떡과 수건을 돌리셨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포슬포슬한 떡도 맛있게 먹고 일도 열심히 하고 평범하게 지나간 감사한 하루. 점심에는 김치찌개 간이 넘 쎄서 슬펐다. 맛있는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
3.24 화요일
잘 먹고 잘 쉬고 잘 일하고 조용히 보낸 하루. 오늘도 계속 되는 봄날. 사람들이 꽃구경을 많이 가서 진해는 벚꽃 근처 출입도 통제한다고. 이제 마스크를 안 쓰면 허전할 정도.. 그래도 더워지면 못쓸거 같아 얼른 코로나가 종식되길 오늘도 바라며..사태가 얼마나 심각하면.. 유럽은 2명 이상 모이지도 못하게 한다는 기사도 있다. 바리스타 과정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종종 든다.
3.25 수요일
완연한 봄. 거리에는 일교차 큰 날씨답게 경량패딩부터 코트 심지어 반팔까지 각양각색의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사람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버스는 덜컹거리며 목적지를 향해 간다. 나도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창문을 살짝 열어 시원한 봄바람을 만끽했다. 평화로운 오후의 한 때에 더 바랄 것이 없는 순간. 이런 순간들이 모여 감사한 하루를 만들어 내고 따뜻한 추억에 녹아든다.
3.26 목요일
스트레칭을 하고 근육이 풀어졌는지 노고노곤 잠이 쏟아진다. 나도 재택근무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출퇴근 시간 아끼고 자유롭게 근무해보고 싶다. 오늘 하루도 바쁘게 무사히 지나갔다. 코로나 진단키트를 다른 나라에서 요청한다는 기사들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기술이 인정받은건가? 곧 다가오는 총선 관련하여서도 기사가 많았다. 무사히 지나간 하루에 감사하며.. 내일이면 불금! 한주의 마무리 요일이다.
3.27 금요일
한주의 근무를 마치고 꿀맛같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저녁. 피곤해서 못본 재밌는 예능 프로도 챙겨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스트레칭도 하고 밀린 빨래도 하고 순식간에 지나가는 저녁이다. 일을 했으니 휴식이 더 행복하게 느껴지는거겠지? 1년 365일 쉬기만 하면 다르려나? 나도 재택근무 한번 해보고 싶다고 오늘도 생각한다. 저녁에 마트에 들르니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제 끝난건가?
3.28 토요일
동네 여기저기 많이 걸은 날. 일대를 걸으면서 살펴봤다. 한시간 이십분을 걸었는데도 만보를 못걸음. 구천팔백보정도? 고즈넉하고 한산한 길을 걸으면 좋았을텐데 시끄러운 큰 도로를 끼고, 사람들이 붐비는 재래시장도 지나고 골목길에는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길이었다. 다른 길 없나.. 코로나가 조용해지면 다른 길을 개척해봐야겠다. 오늘 걸었던 길은 영 아니야.. 집에 와서 저녁으로 육개장을 먹었다. 여러개를 샀는데 맵고 그렇게 맛있지가 않다. 자극적인 음식보다 다른 맛있는 집밥을 찾아봐야겠다.
3.29 일요일
주말이 가는게 아쉽다. 특별히 하는 것 없이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 메뉴를 고민하고 보고싶은 예능을 고르고 멍하니 지나는 오후가 좋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하니 방청소는 하고 자자.. 식단 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 왜이렇게 먹는게 좋을까? 그래도 오늘 먹었던 버거킹 킹치킨버거는 실패다.. 다음엔 먹지 말자. 빽다방에 텀블러를 가져가니 100원을 할인해줬다. 아이스아메리카노 1,900원, 벤티사이즈 텀블러에 가득 담아준다.
3. 30 월요일
점심에 구내식당에 전복이 나와서 찍었따. 고소하고 쫄깃하게 몇 입 먹으니 입에서 삭 사라져버려 아쉬웠다. 전복을 질리게 먹으려면 한 스무개는 먹어야 되려나 ㅎㅎ
3월이 또 이렇게 다 지났구나.
오랜만에 정리하면서 생각하니 마스크때문에 약국에 길게 서던 줄, 코로나로 매일 같이 시끄럽던 뉴스, 11년만에 최저치였던 코스피 지수, 봄이 온걸 알리는 춘분, 활짝 핀 봄꽃들.. 새삼 떠오르는 기억들. 평일은 집과 회사의 반복, 주말은 휴식.. 반복되는 일상이 참 아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만두를 먹지 말자고 쓴건 잊고 있었는데 정말 그뒤로 안사먹었던게 신기하네. 먹고 마시는게 일상의 팔할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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