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기

매일이 기적인 것을

물결이 2020. 9. 21. 21:58

매일 눈을 뜰 수 있는 것

앉을 수 있고 일어설 수 있고 씻을 수 있고 

맑은 하늘과 상쾌한 바람을 맞이할 수 있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을 감상할 수 있고

출근할 직장이 있는 것

먹고 싶은 메뉴를 생각할 수 있는 것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들고 산책할 수 있고

별거 아닌 한 마디도 재밌어서 까르르 소리내 웃을 수 있을 때

 

한 단어만으로도 뭉클함을 느낄 때


궁금한 안부를 물을 수 있고

좋은 사진, 재미있는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고

혼자 앉아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일기를 쓸 수 있는 것

 

그 모든 순간이 행복임을 알면서

 

 

새로이 가보고 싶은 곳을 상상할 수 있고

지는 해를 보며

건조한 잔디밭에 앉아 멍 때리며 시간 보낼 때

말로 설명안되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에 경외로움을 느낄 때

 

소중한 일상의

매일이 기적이고 매일이 감사인데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시간만 가는 거 같고

열심히 살고 싶기도

그러기 싫기도

쉬어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만사가 귀찮기도

 

계획했던 모든 것을 하기 싫을 때

왜 사나 싶을 때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질 때

괜히 후회될 때

혼자만의 방에 웅크리게 될 때

 

울었다 웃었다 기운이 넘쳤다가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다

괜히 심각했다 복잡했다 단순했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열두 번도 바뀌는 감정과 기분들.

 

좋은 생각을 하든 맥 빠지는 생각을 하든

해는 뜨고 지고 노을이 물들고 별이 뜨고 달이 어두운 밤을 밝히고

하루는 가고 또 새로운 하루가 오고..

 

그 하루는 모두 기적 같은 날들인 거

 

알면서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