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기

벌써 5월 : 습하고 덥고.. 길에서 번호 묻는 건 뭐다?

물결이 2021. 1. 4. 23:55

 

5.1

5.1(금) 근로자의 날 :)

더워진 날씨

긴팔 티셔츠에 잠바 입고 나갔다가 땀 뻘뻘.. 거리에는 반팔 입은 사람들이 흔해졌다.

다이소에 들러 얼음틀+옷걸이 구매

점심 먹고 두 시간 걸려 이불 빨래(아침에 할 걸 후회하면 뭐하나..)

후식으로 아이스 커피 한 잔에 장 봐서 돌아오니 하루 끝

 

5.2

연휴는 항상 옳지

어제 사 온 메밀 소바 다 먹고 후회 ㅠ

비가 오려는지 방바닥이 너무 눅눅해서 보일러를 틀고 밖에 나왔다.

신한은행 어플에서 받은 쿠폰으로 커피 한 잔 시키고 멍 때리다 하루 다 감.

 

연속 3일 커피 사 마셨네 

아침에는 불고기 백반 점심은 육개장 저녁은 된장찌개 간식으로 방울토마토까지 야무지게 먹고 누웠다.

 

5.4

오늘도 휴식.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울 뿐이다.

낮에는 근처 둘레길 산책

햇볕도 좋고 살랑 부는 바람도 좋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좋았다.

집에 오는 길에 케이크도 한 조각 사 왔다.

오늘 파미셀이 상한가를 갔다. 24,700원

관련 없는 커뮤니티에서 파미셀 글 두 번 봄, 현재 수익률 24.87%(이때 팔았어야..)

 

5.5

오랜만에 종로 3가에서 사람 구경하고 탁 트인 전경을 보면서 커피도 한 잔 했다.

해가 지니 거리에 연등이 알록달록 불을 밝혔다.

벌써 연휴가 다 지나다니..

 

5.6(수)

6일 만에 출근하니 발걸음이 안 떼어진다.

오랜만에 사무실에 갔더니 안보이던 선풍기가 곳곳에 나와 있었다.

이렇게 또 여름이 오는 건가.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니 조금만 걸어도 벌써 여름이라도 된냥 머리가 뜨겁고 땀이 삐질 났다.

마스크 써서 더 더움.

퇴근길에 분식집에 들러서 먹고 싶던 쫄면과 김밥을 샀는데 과했다.

둘 중 하나만 샀어야 하는데 이렇게 또 과식을 했다.

초밥 하고도 가격이 비슷해서 초밥을 먹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옷을 살지 말지, 저녁 메뉴는 뭘로 할지 문득 참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5.7 여름맞이 몸보신

어제처럼 덥지는 않았지만 여름 맞이 삼계탕을 먹었다.

미용에 좋은 약재가 들어간 삼계탕이라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고 오랜만에 먹으니 맛이 좋았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고 내일이면 금요일! 어버이날이다.

야근을 하고 집에 가는데 누가 길에서 번호를 물어봤다.

혹해서 줬는데 어떤 사람일까?

 

5.8 어버이날 맞이 카네이션

카네이션 들고 집에 가는 날

물이 새서 어찌어찌 겨우 들고 감.

 

 

용산에서 기차 타기 전 다혜 언니 만나서 수다 떨고 저녁을 먹었다.

 

아부지 손 꼭 잡고

아침부터 일어나서 필요한 물건 장 봐드리고 계속 닳았다고 말씀하시던 신발도 보러 갔다.

나는 오만 원 넘는 신발도 산 적 없지만 아버지는 이십만 원 넘는 신발 사드렸다.

점심에는 삼겹살을 먹고 해수 찜을 하러 가신다고 하셔서 같이 나와서 나는 기차를 타러 갔다.

오랜만에 3시간 동안 기차를 타니 허리가 아팠다.

편의점에서 라떼 한 잔 사 마심

 

냉면 개시 ㅎㅎ

5.10 

오후에 그때 그분을 만났는데.. 앉자마자 사귀자고 하는데 소름이 돋았다.

맨 정신으로 하기 어려운 말 아닌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거의 초면에.. 얘기를 들어보니 전 여자 친구와 헤어진 지 2달 되었고 상실감이 커서 일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직장도 없으니 밖으로 교류도 없고, 바쁘지도 않고 여자 친구 하고만 얘기하고 지내다가 헤어지니 힘들어서 새로운 여자 친구를 빨리 사귀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인 듯한데 사기 치는 거 같기도 하다.

거기다 듣다 보니까 이름도 거짓말로 알려줌. 계속 자기 집에 가자고.. 진짜 소름 끼친다.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에 바로 나오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한참 들어줬다..

리고 들으면서 한 가지 더 느꼈는데 평범하게 잘 살려면 직장을 다녀야겠다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직장에 가서 사람들하고 어찌 됐든 교류를 해야지

집에만 있으면 저렇게 정신이 이상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참 특이한 경험.. 그럼 그렇지.

멀쩡한 사람이 그렇게 말 시키겠나 얼굴만 멀쩡하지 에휴..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첫 숙직

 

숙직 마치고 쑥 언니 보러 갔다.

근처 맛집이라고 돈가스 사주심!

 

청계천 산책까지 하고 집에 오니 다섯 시.. 피곤해서 바로 곯아떨어졌다.

 

봄나들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던 날!

 

낚지덮밥 & 옆자리 언니가 준 마스크 팩(5.14)

한동안은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덥더니 오늘은 가디건을 입어도 춥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지금도 추워서 코트 생각이 절로 난다.

내일은 또 비가 온다던데 잊지 말고 우산을 챙겨야겠다.

아침부터 일찍이 출근해서 쉬지도 않고 일했는데도 특별히 뭘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점심에는 맛있는 낙지덮밥을 먹었다.

원래 밥 한 그릇 다 먹는 경우가 없는데 많이 맵지도 않고 참기름이 고소해서 먹다 보니 다 먹었다.

그리고 카페에서 꿀팁으로 알게 된 게 네이버 페이에서 QR코드로 결제하면 첫 결제에 3,000원 할인.

갑자기 득템 한 기분이었다.

뭐든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은 있는데 워낙 집에선 누워있는 게 당연하고 틈만 나면 실익 없이 인터넷 서핑하는 습관에 젖어있다 보니 엉뚱한데 시간을 다 소비하고 제풀에 지쳐서 자버린다.

오늘은 일부러 집에 일찍 안 들어가고 카페에 왔는데 여기 앉아서도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그래도 집에 가면 누워서 하고 있었을 텐데 앉아서 하고 있는 게 긍정적으로 발전한 건가.

 

5.15 평화로웠던 하루

한 두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보다 정신없이 불어오는 강풍이 길을 가기 어렵게 만들던 날.

오후 반가에 오랜만에 집에 걸어가는데 조금만 더 걸어가면 우산이 뒤집힐 것 같아 요리조리 바람이 부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가며 고장 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걸었다.

집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딱 40분 소요됨.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오랜만에 많이 걸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자마자 잠깐 쉰다는 게 6시까지 꿀잠 잤다.

저녁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 큰맘 먹고 목욕탕에 다녀왔는데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역시 집에서만 씻는 데는 한계가 있다. 뜨거운 물에 푹 담그고 박박 밀어줘야 피부도 보들보들하고 몸과 마음도 개운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돌아오는 길에 파리바게트에서 블루베리 식빵도 사고 GS편의점에 들러 밀키스 1+1을 사 와서 얼음을 넣고 마시니 기분이 배로 좋아진다.

 

5.16

오랜만에 강남 구경.. 궁금했던 카페도 가보고 몇 달만에 지인도 만났다.

집에 있기보다는 자주 밖으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 메뉴 맛 없어서 혼자 나와 먹은 자장면

시간의 가치를 생각하며..

내가 6시 이후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한하면 나의 1시간은 수당 1만 원으로 교환된다.

땅을 파도 만 원은 안 나오니 큰돈은 맞는데,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 만 원으로 교환되며 수동적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는 생각에 문득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도 할 것도 많은 시기에 소중한 하루의 시간을 스트레스받으면서 보내버리다니..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매일 똑같이 사무실에 앉아서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쳇바퀴 돌리듯 살고 싶진 않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한 시간이 만원으로 환산되기에는 너무 아깝다. 적극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흑염소즙 처음 봄. 손이 안 가.. 다른 분 드림

불량 이어폰 사서 쓰지도 못하고 버렸다.

 

5.21

점심은 오랜만에 떡볶이를 맛있게 먹었다.

회사는 돈 벌러 가는 곳일 뿐 그곳에서 감정 낭비하지 말자는 생각이 더욱 드는 요즘이다.

끝나고 버거킹 가서 통새우 와퍼 하나 먹고 공부하러 옴.

막 앉아서 노트북을 폈는데 집에서 돈 빌려달라고 전화가 왔다..

오죽하면 그랬겠나 싶으니 빌려드렸고 적극적으로 돈에 대해 공부해야겠다고 한 번 더 생각했다. 노후에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그래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앉아는 있는데.. 아무래도 저녁에 많이 먹지 말아야겠다. 순간은 맛있게 먹어도 공부하는데 더부룩하고 부담된다..

 

전 직장 동료들을 서울에서 보다니!

각자 다른 곳으로 이직해서 서울로 모였다.

존경하던 과장님, 천사 같던 주임님

좋은 분들 오래오래 연락하고 지내고 싶다.

 

5.23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남거리를 활보했다. 내방역 카페에 가서 커피 마시고 강의 조금 듣고

 

점심으로 닭갈비 클리어

 

서리풀 탐방

서리풀 공원이라고 쓰여있는 등산로를 등반함.. 조금만 걸으면 될 줄 알았더니 2시간은 걸은 듯.

어찌어찌 서래마을 도착

 

프랑스 학교

하루가 금방 가서 아쉬웠지만 좋은 날씨에 오랜만에 운동(?)을 하니 컨디션도 좋아진 느낌이다. 집에만 있는 것보단 어디든지 활발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5.24

다이어트한다고 한지가 언젠데 또 실컷 먹고 배 두드리며 인터넷하고 옷 고르고.. 서랍장 충동구매.

지금은 일기 쓴다고 앉아있는데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네. 오래오래 멈춰있고 싶게

매일 이렇게 조용했으면 좋겠다. 조용히 일하고 퇴근하고 저녁엔 공부하고..

 

 

봄이 간다.

형형색색 강렬한 색을 뽐내던 철쭉도 라일락도 흔적도 없이 지고 머리 위가 뜨뜻해지는 햇볕 아래 걷다 보면 등줄기까지 땀이 난다. 올봄은 코로나 때문인지 황사도 미세먼지도 기사를 못 본 것 같다.

유난히 하늘이 맑았던 봄이었을까.

마스크를 쓰고 길을 걷고 버스를 타는 게 당연해진 세상이 아직 낯선데 계절은 속절없이 색을 바꾼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수납박스를 사서 봄 옷을 하나하나 접어 넣고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요즘 하루 종일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집에만 가면 일기고 뭐고 밥 먹고 불도 안 끄고 바로 잠이 든다.

잠이 안 오는 것보단 정신없이 잠드는 게 좋긴 한데.

 

퇴근 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낸다는 것도 행운이니 조금 더 신경 써서 소중히 사용해야겠다.

 

생각보다 바람이 선선했던 오월의 마지막 날. 소중한 하루가 또 이렇게 속절없이 간다.

 

저녁 양껏 먹고 멍 때리고 누워있다 정신 차리고 밖에서 커피 사 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지나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잡아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