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기

짜파게티

물결이 2019. 3. 31. 22:02

 

 

 

 

 

 

 

 

 

 

 

 

 

 

 

 

힘들다. 비축해놓은 에너지마저 모조리 방출해버린 것 같은 한 주. 물먹은 솜처럼 가라앉은 주말이다. 

평소보다 일찍 잤으면 그만큼 또 일찍 일어나야 할것을. 자면 잘수록 더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다.

끄응. 청소해야되는데. 빨래도 해야하고.. 벚꽃이 한창이라는데..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하고싶어서 하는건 하나도 없다. 으레 그러니까 나도 해야지. 시간을 아껴써야지.

정리안되는 생각은 급한데 몸은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둘이 시끄럽게 싸우다 게으름이 이기고. 결국 합리화를 시작한다.

 

적당한 휴식은 다음 일을 위한 필수코스다! 허리가 아플 정도로 누워있다 하루를 보내고 겨우 밥을 먹겠다고 일어났다.

 

아, 한심하다. 갑자기 짜파게티가 당겼다. 진짜 먹고싶은걸까.. 의심이 들지만.

물을 끓이고 조리법에 나온대로 5분간 면을 익히고 물을 따른후 스프를 섞었다. 이만큼 간편한 요리도 없다.

 

십분도 안되는 시간에 뚝딱 만들어 한 젓가락 들어 면을 삼킨다. 맛이 없다.. 먹고 싶어서 끓인거 아닌가.

변덕스럽기도 그지없지.. 사실 끓이면서도 이럴 것 같았다. 진짜 먹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습관같은 느낌.

그냥 김에 싸서 밥을 먹지. 굳이 왜 이게 먹고 싶었던거야. 막상 먹으면 맛없다고 할거면서! 이런 일이 한두번은 아니지.

 

먹고 싶어서 계속 생각하다 결국 사서 먹으면 후회하고. 미련한 반복.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어서 꾸역꾸역 입에 집어 넣는다. 손도 꽁꽁 언 추운날. 굳이 아이스크림 먹겠다고 손에 들고 고집 부리는 것만큼 바보같은 일. 그래도 오늘 이렇게 반성했으니 다음주에는 안그러겠지. 주말내 한 기억나는 일이 맛없는 짜파게티 억지로 먹은 것밖에 없다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