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기

세상 처음 경험한 소개팅 후기

물결이 2021. 9. 14. 07:59


oo가 성격 좋고 낙천적인 사람 있다고 나가보래서 기대해본 만남

만나기 전날 밤 9시쯤 카톡이 옴
약속만 잡고 끝
다음날 4시에 한강진역 앞카페에서 보기로 했는데 10분 먼저 도착했는데 자리가 없었음 옆에 카페 가보려고 나왔다가 카톡보니 30분전 도착했다고 해서 다른 카페에 자리 잡은줄 알고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그 카페에-30분 있었던거임

그리고 무작정 같이 찾으러 가자 함ㅡ
일차 어이없음..
가는데마다 자리는 없고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땀이 뻘뻘
최악.. 그냥 덕분에 거리 구경도 하네요 하고 말았는데 미안한 기색도 없고

한 정거장이나 걸어가서 할리스 3층에 겨우 자리 하나 있어서 앉음
이렇게 거의 20분? 땀흘리면서 걸어서 덥고 화장도 지워지고 다리 아프고
장소는 소개팅 분위기 전혀 아님..
거리도 다닥다닥 공부하는 사람들 있고
어쨌든 더우니까 얼른 음료 시켜야겠다해서 내려감

안그래도 내가 사려고 했는데 바로 한마디 던지심

"커피 사세요~~"

??
사려고 했는데 직접 말 들으니 이차 어이없음

네. 뭐 드실래요?하니

딸기스무디? 먹겠다 하심

시키려니 메뉴 또 바꾸심
(뭐였는지 생소한 메뉴라 기억 안 남)

커피 마시면서 간단히 얘기하는데

요즘 기계처럼 매주 보러 다니시는지 어디서 보고 준비한 뻔한 질문을 시간에 딱딱 맞춰서 하는 느낌이었음
딴 얘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맥락없이 던져지는 질문들

여행좋아하세요
취미가 뭐세요
..
그러다 갑자기 어디사냐고 물어봄
ㅇㅇ산다구 하니,


"자가세요?"
이럼 누구랑 처음 만나서 대화하는데 이런 소리 처음 들음

아무리 그래도 만난지 한 시간도 안되고 자리 앉은지 삼십분도 안돼서 세상 돈이 전부고 최고라지만 이렇게 계산적으로 보이는 사람도 첨 봄

얼굴이나 잘생겼으면..

한 시간 정도 있다 밥먹으러 가자고 해서 일어남
비비큐가 먹고 싶은지 걸어서 삼십분인데 거기 가자고 하심..
아까 많이 걸었으니 그냥 근처 가자고 함
그러니 봐둔데가 있다고 여기서 금방이라고 앞장서 가시는데 또 한 정거장 걸어감....

심지어 그곳 임시휴업중ㅡㅡ 뭘 봐두신건지..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음

건너편에 가게들 보이길래 그냥 저기 가요..하니

자기 밀가루 싫다고 한식 먹으러 가자 함

현미밥 한그릇 먹고 나옴

밥도 엄청 빨리 먹더니 나 반절정도 먹었는데 다 먹었다고 숟가락 놓으심
그러고 하는 말

"여기 나인원ㅇㅇ이 그렇게 비싸다는데 구경하고 가요"

세번째 어이없음
서울에 임장 오셨어요...?


그걸 또 따라갔음 ㅜㅜ
갔는데 당연히 내부는 출입금지고 밖에만 보고 지하에 식당가 구경함ㅡㅡ 밥 다 먹었는데 이걸 왜 구경하죠

밥 여기서 먹을걸 그랬다고 또 한마디 하심
이분은 소개팅을 푸드코트에서 하실 분..
오늘은 다행히 몰라서 못하신듯

한바퀴 돌더니
나보고 장볼거 있음 여기 마트에서 사가라함
??
굳이 왜 여기서 사나요.

집에 가서 쉬고 싶었음..

얼른 가자 얼른

지하철 역으로 가는 걸음이 빨라짐

한강 머라고 하신거 같은데 아무말 안하고 지하철 오는 시간을 찾음

급하게 가느라 잘못본건지 분명히 표지판 보고 탔는데 타고보니

반대방향으로 잘못탐ㅡㅡ 끝까지 ..

이건 내가 잘못했으니 죄송하다고 했는데

반응이
어?난 따라간건데 ~~~ 이러면서 내 탓함
ㅅㅂ 쓰면서 열받네

데려다준거 아니고 방향이 같아서 같이 탔을뿐..

집에 가서 대짜로 누워 오늘 내가 뭐한건가 돌아봄


나를 돌아보게 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