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당일치기

[한양 도성길 ] 낙산 공원으로 단풍놀이 다녀오기

물결이 2020. 11. 27. 21:46

하루하루 지나는 가을이 아쉬운 요즘이다.

반짝 추위가 지나고 찾아온 따뜻하고 선선했던 주말, 한양도성길 2코스(낙산)에 다녀왔다.

 

 

 

동대문역(흥인지문) ~ 낙산공원을 거쳐 혜화문으로 내려왔다.  

거의 5년만에 다시 들른 낙산 산책길.. 추억이 새록새록😊 

 

동대문역 7 or 9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 보물 제 1호 흥인지문

 

 

흥인지문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낙산성곽길을 걷기 위해 흥인지문공원으로 갔다.

 

 

 

이 곳이 서울 한양도성(1396~1910)

한양도성은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사대문 :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

사소문 : 혜화문, 소의문, 광희문, 창의문

 *돈의문, 소의문은 소실

 

축성시기에 따라 돌이 쌓인 모양이 다르다. 관심있으면 성곽 모양을 보면서 구분해 볼 수도 있을듯..

 

 

 

숙종32년(1706) 4월 훈련도감의 관리인 한필영이 공사를 총괄하고 1구간은 성세각 2구간은 전수선 3구간은 유제한이 공사를 이끌었고 등등 축성과 관련된 기록이 새겨진 각자성석

300년이 넘은 글씨를 보며 세월의 흔적을 느낀다.(300년이 넘은 돌이라 그런지 색깔도 다르구나)

 

 

횡단보도를 건너 한양도성 낙산지역 팻말을 보고 찾아갔다. 한양도성 내부 순성길이 있고 외부 순성길이 있는데 내부 순성길로 가다가 정상에 오른뒤 외부 순성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오르막의 시작 흥인지문 공원

공원을 가득 채운 억새의 물결을 따라 가을의 정취가 시작된다.

 

 

억새의 가을 빛에 색깔을 맞춘듯이 어우러진 야자 매트에서마저도 가을 느낌 물씬 

 

금세 올라와 흥인지문과 억새밭을 내려다 본다.

 

 

오르막길의 오른 편에 펼쳐진 성곽을 따라 역사의 길을 걸어본다.

 

 

성곽 틈새로 보이는 소나무도 찍고

 

 

성곽 위로 멀리 내다보이는 빽빽한 주택가도 찍어보고

 

스산한 가을 바람을 타고 쌓인 낙엽도 밟아본다.

부스럭 부스럭 낙엽 밟는 소리가 귓가에 듣기 좋게 울린다.

 

잎이 다 떨어진 감나무에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까치밥인가.

 

한양도성코스 중에 제일 쉽다지만 그래도 오르막이 꽤 있다.

이 구간은 공사 중이어서 걷다보면 울퉁불퉁한 돌이 발에 채인다.

 

 

오르막 길이 끝나고 나타난 평평한 길 

 

 

울긋불긋 물든 가을 단풍을 즐기며 걷기에 좋은 산책로이다.

단풍을 보며 함께 걷기만 해도 재밌고 기분 좋으니 단풍놀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말라서 바스락 거리면서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들을 보니 괜히 쓸쓸하다.

조금이라도 붙잡아 보고 싶은 가을의 끝자락

 

 

사진 찍으며 걷다 보니 낙산 정상에 도착했다.

흥인지문에서 걸어왔으니 1.2km

놀며쉬며 걸으면 20~30분 정도? 걸린다.

 

여기서부터는 성곽 외곽길로 걸었다.

 

 

바깥쪽 성곽을 걷는건 아까와 또 다른 느낌이다.

 

이렇게 귀엽게 잠들어도 되는 거니

내려오자마자 우리를 반겨주는건 너무 귀여운 고양이들이었다.

 

낙산공원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명물들..

사람을 무서워하고 피하지 않고 느긋하게 놀며 쉬며 하는 아이들이 너무 예뻤다.

성곽 곳곳에 자리 잡고 가만히 멍때리고도 있고 누워도 있고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여유로움 가득한 모습에 대리만족되는 기분

오래오래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렴

 

 

제대로 가을이 느껴지는 스팟

우와. 짧은 감탄사와 함께 가슴 깊이 시원한 바람을 들이마셔본다.

 

활활 타오르는듯한 붉은 단풍이 성곽에 걸쳐 계절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거 같아 사진을 안찍을 수가 없어.

 

한 계절의 절정에 낙화하여 차곡차곡 쌓이는 노란 은행잎을 보며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그 모습 얼마나 아름다운가 노래하던 시인이 생각난다.

한 철 격정을 인내하고 화려하게 피어나 가을의 아름다움을 가득 안기고 떠나는 순간의 모습을 함께하며

 

아름다운 낙산의 가을이 오늘 한 자락의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