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당일치기

서울역 둘러보기

물결이 2020. 11. 29. 16:56

일 년에 몇 번은 서울역에 가게 되는 거 같다.

 

집에 갈 때는 주로 용산역에 가지만 친구를 마중 갈 때나 데려다줄 때 대전이나 다른 지역에 볼 일이 있을 때 주로 이용하게 되는 서울역..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스쳐가는 플랫폼이면서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순간이기도 하고 만남의 공간 추억의 공간이 되기도 하는 서울역을 둘러봤다.

 

지하철로는 1호선과 4호선이 지나고 역 앞 환승센터에는 수많은 버스가 지나가는 서울역

버스에서 내려 통유리 건물에 하얗게 또박또박 새겨진 서울역 세 글자를 찾는다.

역은 평지보다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다리 아픈 사람들을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다들 편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역 안으로 들어가면 양 옆에 커다란 광고판이 눈에 띈다. 집 없는 자는 생애 첫 나의 집이라는 문구에 발이 멈춘다.

 

많은 유동인구가 이동할 수 있도록 널따란 내부 공간. 많이 붐비지 않아 거리 두기 하며 이동이 가능한 아침이다.

 

기차 시간이 남아 시간이 빌 때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가게들이 여럿 있었다.

카카오 프렌즈 같은 매장은 아이들이 좋아할 거 같다.

 

중소기업 명품마루 매장도 있고 건너편에는 액세서리 매장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본 곱창이 반가웠다. 내가 초등학교 때 유행했던 머리끈이었는데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유행하고 있는지 형형색색에 예쁜 곱창들이 많았다. 이삼천 원이면 그때 가격이랑 비슷한가?? 나는 우리 아파트 앞 문구점에서 고르고 고른 하늘색 곱창을 자주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곱창 머리끈을 하면 괜히 더 여성스러워지는 느낌이었지ㅎ

 

그 옆에는 살림꾼들이 관심 가질만한 농수특산물 매장이 있다. 코레일 안에 입점했다는 건 품질은 보장되는 걸 테니 비싸지 않으면 골라볼 만할 거 같다. 

 

기차역 안에 꽃집이 낭만스럽다. 보고 싶은 사람과의 오랜만의 만남에 건네주기에 좋은 작은 꽃다발. 받으면 엄청 기분 좋을 듯!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기계들도 많았다.

 

무인 휴대폰 충전함

갑자기 휴대폰 배터리가 나갔을 때 여기서 휴대폰을 충전(1,500원)시키거나 보조배터리를 대여(2,000원)할 수 있다.

 

충전기를 가져왔으면 그 옆에 비즈니스 존에 있는 콘센트에 꼽고 충전시켜도 된다. 휴대폰 없으면 살 수 없는 현대인들을 배려한 공간 배치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충전기를 꼽아 핸드폰을 충전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출장 다니는 사람들을 위하여 설치된 컴퓨터와 프린터도 있었다. 

 

교통카드 만드는 기계와 스마트 헬프 데스크 기계도 있어 편안한 여행을 도와준다.

 

역 끝쪽에 있는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인 물품보관함이 크기별로 있다.

나도 다른 나라 여행 갔을 때 역에서 몇 번 이용했던 기억이 있다. 대형 보관함에 캐리어 많이 맡겼었지.

내년에는 여행이 재개될 수 있을까. 마스크 없이 여기저기 누비던 때가 낯설게 느껴진다.

 

요즘 몇 년 동안 직장 괴롭힘, 직장 갑질이 이슈가 되었는데 서울역에 직장 갑질은 범죄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옛날엔 당연히 당하는 건 줄 알고 찍소리도 못하고 소리치는 대로 화내는 대로 다 참았었는데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변화가 생겼다는 게 신기하다. 서로 존중하는 직장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한 바퀴 열심히 둘러보고 나니 기다리던 반가운 이가 도착할 시간이 되었다.

 

만남과 이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 

오랜만에 만난 이와 하루를 함께하고 데려다주는 길에 돌아보는 서울역은 다시 그리움의 공간이 된다.

기뻤다가 아쉬웠다가 그리웠다가 다양한 감정이 스쳐가는 기차역에서 우리는 오늘도 저마다의 따스한 기억을 쌓는다.

 

시간이 회귀하는 듯한 구 서울역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