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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계획/윌리엄스 자매 실화 '윌스미스 주연 킹리차드'

물결이 2022. 4. 4. 00:02
“계획 없는 삶엔 실패만 있을 뿐(If you fail to plan, you plan to fail)”

 

요즘 윌 스미스 이슈가 핫하다.
그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될 수도 있었다는데 당일 노미네이트 되었던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영상 보고 무슨 상황극인 줄 알았는데 실제 돌발상황이었다니😮

주말에 CGV앱을 구경하다가 아카데미 수상작 기획전(4.2~4.12.)을 하길래 시간이 맞는 킹리차드를 오늘 볼 수 있었다. 

내가 작년에 감동받고 영화까지 구매한 코다는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원래 벨파스트를 보려고 했는데 아침에 못 일어나서 못보고(상영 시간이 아침 7시와 밤 10시라니 ㅜㅜ)

 

오후에 하는 킹 리차드를 예매했다.

 

 

 

세계 최강 테니스 제왕 윌리엄스 자매의 실화를 다룬 영화 '킹 리차드'

실제로 자매가 제작에도 참여하고 함께 오스카 시상식에도 갔으니 매우 사실에 기반한 영화일 것으로 예상됐다.

 

테니스는 전혀 모르는데 재미가 반감될까 봐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자매를 테니스 스타로 만든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이다.

 

리차드는 두번째 부인 오라신 프라이스와 결혼하여 두 딸 '비너스'와 '세레나'를 낳았고 이들을 테니스 스타로 키워냈다.

 

리차드는 딸들이 태어나기 전에 티비에서 테니스 선수가 우승 후 4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 것을 보고 앞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테니스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는데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재능이 없으면 그저 일장춘몽인 것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매를 보고 아버지의 계획은 점차 실행에 옮겨진다. 

 

 

빈민가 캘리포니아주 컴튼 출신의 자매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테니스 코트를 리차드가 매일 닦고 관리하며 자매들을 데려가 연습시켰다고 한다.

스포츠는 소위 훈련비 등을 서포트해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집에서나 욕심내 볼 수 있고 특히 테니스는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대에 모든 편견을 깨고 오로지 실력으로 올라가 보겠다는 불가능해 보이는 계획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가족들

 

중간에 불량배들과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검색해보니 그것도 실화라고 한다.(극 흐름상 좀 뜬금없게 끝나서 뭔가 싶었더니.. 갑자기 시비 걸던 애가 총에 맞아 죽길래 누명을 쓰고 경찰이 찾아오는 건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불량배들 속에서 딸들을 지켜내고 (자녀를 통해 이룰) 본인의 꿈을 위해 정진했던 리차드

보통은 이가 다 부러지도록 얻어맞으면 무서워서 못 다닐 거 같은데 강단이 대단한 사람이다.

 

 

자신의 역할에 한계를 느끼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게 해 주기 위해 자매를 데려가는 리차드

 

 

비너스를 무료로 가르쳐준 첫 번째 코치 폴

처음으로 자매의 가능성을 믿고 기회의 포문을 열어준 사람인데 마지막에 너무 푸대접하는 거 같아서 별로 보기 안 좋았다.. 쓰고 버리는 느낌

 

 

코치가 언니만 가르치게 되어 엄마에게 배우는 세레나

독단적이고 고집 센 리차드와 다른.. 뒤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응원하고 지켜주는 오라신

 

 

 

모든 일에 함께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장면

 

 

 

겨우 열 살, 열한 살 정도일 텐데 

 

모두의 기대대로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언니 비너스

 

동생 세레나도 마음이 복잡할 텐데 기죽지 않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모습이 멋있었다.

 

 

 

두 번째 코치 닉

 

 

 

영화가 너무 아버지 리차드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을 그의 소품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는데(아버지가 가라면 가고 놀라면 놀고 공부하라면 공부하고 인터뷰하라면 하고 대회 나가지 말라면 안 나가고.. 꼭두각시야 뭐야), 후반부에 오라신의 속이 뻥 뚫리는 샤우팅과 비너스의 눈물을 보며 상황이 진전되어 가는 것에 속 시원함을 느끼며 빠져들었다.(하지만 그의 독단과 고집으로 인한 갈등이 깊었던지 결국 오라신과는 이혼하고 세 번째 결혼을 했다고 한다.)

 

움직일때마다 불편하지않을까 궁금했던 헤어

 

갈등과 번복끝에 14살에 프로 데뷔를 한 비너스 윌리엄스 

 

엄청난 압박을 견디며 당당하게 1승을 따내는 멋진 데뷔전을 치르며 다음 해 리복과 1200만 달러 계약까지 맺는 신예 스포츠 스타의 탄생.. 언니의 데뷔전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의 세레나도 훗날 세계를 제패하는 테니스 선수가 된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가문에 한 명 나와도 레전드일 텐데 하나도 아닌 둘을 동시에 월드 스타로 키워냈으니 (그가 키워낸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그의 계획대로 하나씩 실행해 나갔으니..) 그의 일대기가 영화로 만들어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타임 144분이 짧게 느껴지는 흥미진진함이 가득했던 영화

 

 

<감상평>

1. 부모 역할의 중요성

부모가 방향을 제시하고 자녀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일이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같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테니스 선수로 설계했다는건 좀 너무 간거 같지만 그만큼, 어렸을 때부터 내면의 장점을 끌어내 주고 훈련시켜 주는 것은 중요한 일인것같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모든 헌신을 쏟는 부모.. 아버지 시점에서 그려진 영화니까 당연한 건가. 중간에 학대 신고를 받고 경찰이 왔을 때 울분을 토하던 윌 스미스의 연기는 정말 억울해서 팔짝 뛰는 아버지 그 자체였다. 누가 뭐래도 내 자식들은 할렘가에서 벗어나게 할 거야라는 포효.. 그의 최근 행동과는 별개로 자세나 외모 목소리까지 모든 게 영화 속 킹리차드 캐릭터 그대로 표현되어 빠져든다.

 

2.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행운

아버지는 자매의 실력을 향상해줄 훌륭한 코치를 찾으러 다닌다. 돈이 없으니 무료로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 사실 누가 가르쳐주겠나. 세일즈맨처럼 전단지를 만들어 홍보하는 열정. 부모가 아니면 정말 누가 해낼까..

 

3. (실력이 뒷받침해주는) 자신감과 자기 확신

엄청난 노력으로 만들어진 단단한 자기 확신

결국 모든 편견을 이겨내고 결과로 증명해낸다.

우리는 생각한다. 나는 안될 거야. 비너스는 생각한다. 난 될거야. 뭐든지 해낼 수 있어.

작은 생각의 차이가 큰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게으름보다는 부지런함과 꾸준함으로 매일을 자신감 있게 살자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와서 윌리엄스 자매에 대해 검색해보고 인스타에도 들어가 봤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멋지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레나는 프로스포츠 선수 최초로 자수성가한 여성 부자로 선정되기도 했고, 자매들이 한 번도 어려운 대회 우승을 수십 번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사업도 성공했다. 올라온 사진마다 자신감과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하나씩 구경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도 움츠리고만 있지 말고 표현하고 당당하게 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며..

 

오랜만에 따뜻한 영화로 힐링하는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