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기

코로나19 확진 후기(오한/두통/열/근육통/기침/편도염)

물결이 2022. 10. 19. 22:10


전담병원에 근무하는 동안도 안 걸리고 버텼는데 예기치 못한 날에 찾아와 나를 지금까지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


9/26(월) 전조증상

* 일요일에 푹 쉬었는데도 이상하게 몸이 가라앉고 자꾸 기침이 났다.
* 목이 마르고 잔기침이 계속 돼서 유난히 물을 많이 마셨다.
* 컨디션이 안좋다고 노래를 불렀지만 할 일이 많아서 아침에도 일찍 나가고 저녁에도 야근을 했다. 9시 30분까지 있을 생각이었는데 점점 몸에 열이 오르고 오돌오돌 추운 게 오한이 든 거 같아서 따뜻한 물로 씻고 자야겠다 싶어 8시 30분쯤 정리하고 나왔다. 옆자리 직원이 자가 키트 한번 해보라고 하는데 '에이 아닐걸요 집에 가서 할게요'하고 나왔다.

* 집에 겨우 왔는데 온몸이 두들겨 맞은 느낌이 들고 무거웠다.(근육통)
* 갑자기 너무너무 추워서 전기 매트를 꺼내서 고온으로 틀었다.
*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는데 몸이 뜨거웠다. 힘들어서 겨우 씻고 누웠다.
* 이불을 머리 끝까지 쓰고 땀을 흠뻑 흘리고 잤다.


9/27(화) 확진 1일차

*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제저녁보다는 개운한 느낌이었다. 몸에 열도 식고 오한도 안 들었다.
*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봤는데 음성이었다.
* 감기 몸살인가 싶어 오전에 일하고 점심에 병원에 가자 생각하고 출근했다.
* 출근했는데 목소리가 잘 안 나왔다.(+목이 칼칼한 느낌)
* 팀장님이 안 좋아 보인다고 일찍 들어가서 쉬라고 하셔서 11시쯤 회사 앞 이비인후과에 갔다.

(당시 증상)
- 두통(목 윗부분 뒤통수가 아프고 어지러움)
- 잔기침과 목 칼칼함
- 오한과 근육통

다행히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는데 귀에 체온계를 넣을 열을 재니 39도 가까이 나왔다.
열이 이렇게 높은데 코로나가 아닌 게 더 문제라고 코로나 검사를 하자고 하셨고 코도 부어있다고 목+코 부어있는 상태와 열나는 걸 보면 코로나가 의심된다고 해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다.

<결과 : 코로나19 양성>
아침에 혼자 했을 땐 한 줄이었는데 왜 의사 선생님이 하니까 두 줄.
난 슈퍼항체 보유자인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었구나🥲
그냥 그동안 운이 좋았을 뿐이었나 보다.


보건소에 신고해야 된다고 하셔서 인적사항을 작성하고 바로 사무실에 사실을 알렸다 ㅜㅜ



그리고 바로 옆 약국에서 약을 일주일치 지어서 들고 집으로 자가격리를 하러 갔다.


약이 몇개야..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받은 약을 먹고 전기매트 틀고 자고 있는데 보건소에서 전화가 와서 비몽사몽 통화를 했다.
아마 증상을 물어봐서 대답했던 것 같다.

저녁에 일어나서 일주일간 못 나갈 테니까 쿠팡에서 이것저것 장을 봤다.
이날은 목이 안 아파서 사온 디저트도 먹었다.
그리고 곧..


9/28(수) 확진 2일 차 - 목 통증 시작

*새벽에 목이 찢어질 듯 아파서 깸
너무 당황스러울 정도로 아파서 일단 약을 당겨서 먹음.
자려고 누우면 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뭐가 빠져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아파서 눕지를 못함
침도 최대한 안 삼키려고 조심

약을 하루 4번 먹어도 되나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어떤 사람이 똑같은 질문 병원에 했는데 그러지 말라고 했다는 글이 있어서 아침엔 참고 점심에 좀 일찍 약을 먹음



죽을 하나 시켜서 하루 종일 나눠 먹음
식은땀이 나고 식으면 또 춥고..
계속 전기매트 틀어놓고 누워있음




9/29(목) 확진 3일 차 - 가래+기침+목 통증 심해짐

*이날도 밤에 목이 아파서 자꾸 깸
새벽에 못 참고 약 먹음
누우면 귀까지 아프기 때문에 앉아서 졸다가 잠들었다가
갑자기 기침이 나서 깨고의 반복..

가래 뱉으러 가고 또 졸고..


검색해보니 소금물 가글이 좋다고 하여 계속 소금물 물고 있음

도저히 뭘 씹을 기운이 안 나서 순두부 하나를 계란물에 섞어서 하루 종일 나눠 먹고 약 먹음


하루동안 겨우 이거 입에 넣고 삼킴




9/30(금) 확진 4일 차 - 여전히 아픈 목 + 기침 추가 + 어지러움 + 식은땀

오늘은 기침 때문에 목이 아파서 못 잤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가글 직행


소금물 가글이 효과가 있는지 침 삼킬 때 목 통증은 좀 나아졌는데 갑자기 웬 기침이 계속 나는지
거기다 기침할 때마다 가래가 잔뜩 껴있는 게 느껴지는데 나오질 않으니 답답하다.

기침하다가 먹은 거 다 토할 뻔..

식은땀이 나서 샤워하고


오후부터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어지러워서 검색해보니 소고기가 또 좋다길래 치마살 시켜서 저녁에 구워 먹음

 

 

살려고 먹은 소고기

 

 

 


10/1 ~3 (토~월) 확진 5~7일 차 - 목 통증 + 기침 + 가래 + 미각 이상

자다 기침 때문에 두 시간 꼴로 깼다.
약 먹으니까 컨디션 좋아짐!
목도 약간 아픈 정도고 이제 밖에 나가도 될 거 같다.
기침은 계속함

 

기운 좀 차렸더니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토요일에 파리바게뜨에서 두 잔을 시켰다.

평소 파바 라테는 고소하고 맛이 진해서 내가 좋아하는 메뉴이다

 

그런데..

 

우엑 뭔 커피가 이렇게 쓰지?? 세상 처음 먹어보는 맛이네..라고 생각했지만 바빠서 맛없게 만들었나라고 애써 넘겼다.

 

또 그런데..

 

냉장고에 뒀다가 다음 날 마신 커피도 똑같이 우엑.. 왜 이렇게 쓰지?  이건 사람 먹으라고 팔 수 있는 맛이 아닌데? 의문을 가지다 깨달았다.

 

미각에 이상이 생겼구나!!

그러고 보니 물도 쓰다 ㅡㅡ

 

 

 

내가 알던 니가 아냐 너 누구니?

 

 

내가 미각을 잃을 줄이야..

그래서 입맛도 없는 건가

 

미각은 그 뒤로도 약 열흘에 걸쳐 조금씩 돌아온 거 같다.

 

맘 편히 쉴 날 없었던 격리도 이렇게 끝이 났다.

 



격리 해제 후 화요일에 출근했는데 계속 기침하니 팀장님이 들어가서 하루 더 쉬고 나오라고 보내주셨다.
팀장님 배려 무엇🥲
다섯 시에 누워서 그 다음날 아침까지 숙면(하다 기침 때문에 깼다가ㅠ)
하루 더 누워서 요양했더니 컨디션이 훨씬 좋아진 거 같았다.


지금은 격리 해제되고 3주 차인데 아직도 기침 때문에 잠을 잘 못 잔다.

자다가도 기침하면서 깨고 누우면 또 목이 간질거리기 시작해서 뒤척이고


특히 찬바람이 들면 어김없이 호흡기 상태가 안 좋고 쌕쌕거린다.
계속 피곤한 상태로 잠도 많이 잔다.


코로나가 독한 거구나..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다니
안 걸릴 수 있으면 절대 걸리지 말아야 할 독종이구나

무증상이나 가볍게 지나갔다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차라리 2주 쉴 때 걸렸으면 좀 더 컨디션 회복을 했을 텐데 

일주일은 너무 짧게 느껴졌다.

 

 

 

코로나 고생기를 마치며..

아직 안 걸렸다면 끝까지 안 걸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