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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본 영화 「82년생 김지영」 후기

물결이 2019. 10. 29. 01:25

<스포 있음!!>

 

 

스포를 포함한 간단 리뷰

 

 

 

 

김지영이 누구길래 이렇게 자주 뉴스에 나오는거지??

연일 올라오는 뉴스에서 처음 접한 82년생 김지영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뉴스, 연예인들이 리뷰를 올렸다가 악플에 삭제했다는 뉴스, 영화화되어 화제가 된 뉴스.. 책은 본 적이 없고 포털 메인을 장식하던 뉴스도 정독해본 적은 없다. 공유와 정유미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한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벌써 개봉했다는 소식에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나 싶었다.

 

그리고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내용이길래 이런 수많은 화제속에 있는지, 영화를 보기 전 의도치않게 뉴스로 몇가지 스포를 당했다. 시어머니가 김지영에게 앞치마를 왜 선물로 줬는지에 대해 쓴 기사와 김지영이 왜 정신병에 걸리게 됐는지 언급한 내용 ㅠ 뜬금없이 정신병 이야기가 나와서 영화 결말인가? 싶기도 했다.

 

이렇게 어렴풋한 사전 지식 몇가지를 가지고 본 영화는 여러 장면들에서 우리의 일상을 생각하게 했다.

 

- 가장 슬펐던 최고 명장면

  엄마가 뒤늦게 지영이가 아픈걸 알고 정신없이 뛰어가, 내가 다 정리하고 근처로 올테니 너 하고 싶은거 하라고 껴안아주고 돌아서는데 지영이가 외할머니로 빙의해 그러지 말라고 말하던 장면, 엄마의 고달팠을 한평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영화에서도 엄마는 평생을 그렇게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는구나.. 우리 엄마처럼..

 

 

 

- 답답했던 장면

  지영이가 집까지 쫓아오는 남학생에 놀라서 주저앉았는데 데리러온 아빠가 니가 몸가짐을 조심해야 했다고 말하는 장면, 이때 마침 소설책 미스 함무라비를 읽고 있었는데 여기에도 비슷한 말을 하는 아빠가 등장한다.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새내기 판사 박차오름의 아픈 상처도 82년생 지영이와 맞닿아 있었다.

 

- 안타깝던 장면

  남편이 지영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쓰고자 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던 장면, 남편도 아내도 최선의 방안을 찾고자 고군분투하지만 각자의 어려움에 부딪히는 우리네 일상을 생각하면 착잡하다.

 

 

 

 

지영이 집의 가족 구성을 보면서 98년도에 방영된 드라마 <보고또보고>가 떠오르기도 했다. 보고또보고에는 첫째 금주, 주, 둘째 은주 셋째 명원이 삼남매가 등장하는데 당시 아들을 더 위하는게 당연한 여러 에피소드 들이 재밌고 유쾌하게 표현되었었다. 마지막에는 언니가 딸을 낳을 동안 임신을 못해서 힘들고 차별받던 은주가 언니와 동시에 아이를 낳는데, 언니는 딸, 은주는 아들을 낳는 걸로 드라마가 끝난다. 그 시대엔 당연했던 장면들도 20년이 지난 지금에는 불편한 장면들이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영이가 지나치게 우울함에 빠져있기도 하지만 그냥 주변에 있을법한 한 여성의 평범한 이야기로 무엇이 옳고 그르고 편을 나누고 할 이야기는 아닌것 같았다. 힘들고 우울한거는 절대적인거라 타인과 비교할 일도 아니고 본인이 힘들다는데 너만 힘드냐고 뭐가 힘드냐고 윽박지르지 말고 그래 너도 힘들지..하고 보듬어줬으면 좋겠다.

또 지영이는 든든한 엄마도 좋은 남편도 있으니까 현명하게 이겨나갔으면 좋겠다.

 

이런 영화가 나올 정도로 우리가 우리 일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영화를 통해 우리를 한번 돌아보고 사회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 좋지 않을까.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무신경했다면 한번 돌아보고,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어도 보고, 안부도 물으며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영이도 남편도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언니도 나도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