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行動半徑 內 식당

[해방촌 봄나들이] 모로코코카페 & 카페 르몽블랑

물결이 2022. 6. 1. 10:51

시원한 봄바람이 휘날리고 뜨거운 봄햇살이 내리쬐던 5월의 끝자락

오랜만에 해방촌을 방문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간 곳은 '모로코코 카페'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만나서 10분 정도 직진하면 찾을 수 있다.

평일 점심에는 자리가 넉넉해서 편한 자리로 골라 앉았다.

아프리카 흙집이 생각나는 벽면



손님도 외국인이 많고 서빙도 외국인이 하고 있어서,
해방촌만 왔는데도 외국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가게 밖에도 몇 자리 있는데 도로를 지나는 차 소리가 시끄러워서 안으로 들어왔다.

벽에 붙은 메뉴판, 그 앞에 물은 셀프


당근 샐러드 7,000
타진 14,000
모로코 오버 라이스 12,000
모로코 민트 티 7,000

대표 메뉴가 심플하다.(역시 물가는 많이 올랐다. 2년 전 방문 글 보면 오버 라이스가 9,000원)

우리는 타진과 오버 라이스를 주문했다.

레몬 치킨 타진과 바게트


감자튀김과 닭다리 위에 올라간 완두콩, 올리브, 레몬, 고추



카레 스튜에 찍어먹는 바게트
모로코 음식 검색하면 홉즈라는 전통 빵이 나오던데 한국화 된 식당인지 바게트가 나온다ㅎㅎ

바게트가 빵집에서 사 먹던 것처럼 질기지 않고 바삭해서 색달랐다.
스튜에 찍어먹으면 풍미가 더 고소해서 맛있다.

감자도 타진에 푹 쪄서 나오던데 튀김이 나오니 기대했던 모로코식은 아니었다.

그래도 닭고기는 부들부들하고 올리브도 신선하고 부담스러운 향도 별로 안 났다.


양고기 오버 라이스

 


샤프란으로 노랗게 물들인 바르마티쌀밥 위에 올라간 양고기 소시지

고모는 외국에서는 진짜 양고기를 얹어주는데 여기는 소시지라 아쉽다고 했다.

진짜 양고기면 이 가격이 아닐 듯 ㅎㅎ

양고기는 냄새를 잡기 위해 위에 같이 나온 레몬을 짜서 즙을 뿌려줬다.

해외에서 이런 음식 많이 먹어봤다는 고모의 가이드



날리는 쌀을 잡아주기 위해 위에 뿌린다는 소스

원래 염소젖으로 만든 요거트를 많이 쓴다는데

이 소스는 마요네즈 맛이 강했다.(현지화된 건가)


기다란 쌀밥에 양고기 얹어서 한 입 먹고 생야채와 토마토로 마무리

간단하고 좋은 한 끼 식사 같다.

요즘은 나물 무치고 삶고 간하고 번거롭게 하는 것보다 저렇게 생야채를 먹는 게 좋네ㅎㅎ

느끼하면 스프라이트



색다른 기분도 내고 이국적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한번쯤 방문해봐도 좋은 식당이다^^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2/3는 외국인 손님이어서 재밌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10분 걸어서 디저트 카페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어서 고모가 힘들어했다😥

그래도 우리가 언제 또 오겠어 싶어서 끝까지 올라가서 도착

 

 

오르고 올라 시장 골목길 언저리에서 찾은 카페

 

카페 르몽블랑 입구

 

드디어 도착

 

 

쾌적하고 넓은 카페 안

 

왼쪽에 진열된 디저트

오른쪽은 빵 만드는 곳인 거 같다.

 

 

귀여운 무스케이크들

 

털실이 신기해

 

 

 

 

털실 무스케이크로 유명한 곳이지만 에클레어와 타르트도 팔고 있다.

 

레몬 바질 타르트는 꽃 같기도 하고 계란 프라이 같기도 하고 되게 귀엽다ㅎㅎ 

 

 

 

쿠키와 휘낭시에&마들렌

 

사진으로 보는 디저트

 

음료 메뉴판

 

주문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계단이 굉장히 가파르다.

카페가 널찍하고 한적해서 좋았다.

 

 

 

루프탑까지 올라가 봤다.

 

날이 좋으면 밖에서 먹어도 좋을 텐데 밖에 오래 있기엔 햇볕이 너무 강렬하고 더웠다.

 

그늘막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옆 카페에 보이는 루프탑 그늘막이 부러워졌다.

 

 

 

높이 올라오니 한층 가까워진 남산의 녹음과 푸르른 하늘 

 

날이 더워 다시 2층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가파른 계단이라니

 

아이스 라떼, 레모네이드, 버날러무스케이크

 

음료와 디저트가 나와서 내려가서 가져옴

 

오늘 계단 운동 많이 하는 중ㅎㅎ

 

 

 

봉제공장 컨셉인지 옛날 기계가 인테리어로 있어서 신기했다. 

 

카라멜 바닐라 무스케이크

 

유명한 털실 무스 케이크

 

가까이서 보니 더 신기하다.

빨간 하트 초콜릿에 하얀 실이 붙은 것 같은 디테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졌다.

 

 

자르기도 아깝지만 디저트는 먹어야 하니까

 

 

 

 

나이프로 가른 케이크 안에는 캐러멜 가득

 

차가운 케이크가 부드럽고 시원해서 아이스크림 느낌도 나고 캐러멜도 기분 좋게 달아서 자꾸 손이 갔다.

 

 

카페 주인이 프랑스로 유학을 다녀와서 시아버지와 남편이 하던 편직공장을 디저트 카페로 바꿔서 개업했다고 하는 기사를 보니 카페 인테리어와 케이크 컨셉이 이해가 됐다. 엄청 의미 있는 공간이구나. 

 

 

80년대에 매일 힘든 오르막길과 계단을 오르내리며 하루 종일 이 기계 앞에서 일했을 여공들도 떠오르고..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니 공장이 카페로 바뀌고 일하던 공간이 여유를 즐기는 장소로 자연스럽게 변화된 모습도 흥미로웠다.

 

 

 

 

 

세월의 흔적과 인테리어 사이에 실뭉치

 

접근성은 쉽지 않지만 해방촌에 방문한다면 색다름과 의미를 함께 즐기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